디자이너에겐 포트폴리오가 참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는 디자이너가 그 동안 작업해왔던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며, 그 결과물로 인해 역량을 평가 받게 된다. 나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매체이다 보니 공들일 수 밖에 없다.
이직을 앞두거나 디자이너로서 방향을 틀때(다른 직무로 변경하고자 할때) 포트폴리오를 늘 새로 구성했었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담아 낸 것이 아닌, 그 동안 내가 작업해 온 것, 노동력을 최대치로 발휘한 작업 등. 모두를 담아 내었다.
그리고는 선배님들을 찾아가 나의 포트폴리오를 보여 드렸다. 내가 상처 받을까 평가하기를 꺼려하셨지만, 간곡히 부탁드렸다. 선배님들이 해주신 조언을 바탕으로 작업물을 보완하고 추려내며 포트폴리오를 다듬었었다.
이러한 경험들을 지니고 있기에 <성공하는 포트폴리오는 따로 있다>에 크게 공감이 했다. 어릴적 그때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내가 알고 있었다면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하물며 모든 작업물을 매만지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작업물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선별하고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을 세워 보기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시간을 더 할애했더라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허나 몇 년뒤 이직을 하게 된다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하니 이제부터라도 잘 알아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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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작가의 프롤로그에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그 중 공감가는 문장이 발췌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집이며 실력과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지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4쪽
공감이 간다. 나는 내 포트폴리오에 나의 생각을 담았다. 내가 작업한 디자인 마다 “컨셉은 무엇인지, 어떻게 이러한 컨셉을 지니게 되었는지” 등을 디자인과 함께 기록했다. 또한 누구나 알만한 기업의 디자인을 했다면 클라이언트의 회사 로고를 포트폴리오의 제목 옆에 붙여 넣었다. 그리고 상 받은 것도 클라이언트 회사 로고 옆에 트로피 모양을 넣어 한 눈에 알아보도록 최대한 나를 어필했다.
젊은 시절의 성공을 위해 미래의 나의 건강을 빌려 쓰지 마세요. 그것은 모두 부채입니다. 미래의 나에게 많은 부채를 지게 되면 시간이 흘러 엄청난 이자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나를 존중하고 아껴주세요.
실력이 성장하는 속도가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남들보다 연봉이 적어도 괜찮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가 원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위너'입니다. 3쪽
나의 20-30대. 건강을 빌려쓰진 않았지만 디자인를 잘하고 싶어 날을 샐 때도 있었다. 40대인 지금은 날을 새면 그 다음날 병든 닭마냥 맥을 못춘다. (웃음)
며칠전 회사 동료들과 ‘몇살까지 디자이너로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우리 디자인팀 팀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40대다;) 잘해봐야 50살?이라 아닐까?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60대의 연세에도 디자인을 하고 계신 임원을 만나뵙고 디자인 일 역시 사람하기 나름이구나를 알게 됐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심사하는 회사는 노동의 가치와 디자인의 퀄리티를 분리해서 생각합니다. 열심히 한 것만큼 인정받으면 좋겠지만, 디자인은 노동 이전에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16쪽
작품으로서의 가치.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꼭 명심해야겠다.
시니어 디자이너가 이직이나 다음 행보를 고민할 때, 포트폴리오는 현재 자신의 경쟁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 입니다. (중략)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현재까지의 작업물을 정리할 뿐 아니라 자신의 주력 분야와 작업의 퀄리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계획할 수도 있습니다. 18쪽
나이가 들어가면서(연차가 쌓이면서), 디자인 실무보다는 관리자의 역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디자인 이외에도 공부할 것들이 참 많아진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일차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판단했다면, 다음으로는 보완을 거쳐 누군가에게 자신를 보여주기 위한 자료로서 사용해야 합니다. 20쪽
첫 번째, 왜 보여주는가
두 번째, 누구에게 보여주는가
세 번째, 무엇을 보여주는가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포트폴리오
=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맞게 프로젝트마다 이것을 왜 보여주는지를 표현하고, 그것를 누가 볼 것인지에 따라 표현 방식을 명확하게 하는 것. 21쪽
1)구도 - 레이아웃에 대한 고민이 잘 드러나야 함. 어떠한 이유로 현재의 레이아웃을 선택했는지를 보여줘야 함.
2)명도 - 중요한 콘텐츠가 가장 잘 보여야 효과적인 디자인임.
3)채도 - 전체적인 컬러 콘셉트가 그 콘텐츠와 적합하게 어울려야 하고, 포인트 컬러 정책이 일관적이고 명확해야 함.
4)밀도 - 어느 하나라도 대충 처리한 부분 없이 버튼 하나 아이콘 하나에도 정성이 담겨 있어야 함.
5)타이포그래피 - 원칙에 따라 철저히 계획된 전략적인 디자인을 구사해야 함. 디자인에 있어 마지막에 남는 것은 콘텐츠. 디자이너로서의 변별력은 바로 콘텐츠 디자인에서 생겨남.
02.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포트폴리오
콘셉트가 명확하다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관과 목적성이 명확하다는 뜻. 콘셉트를 분명히 잡을 줄 안다면 그만큼 실무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함.
정보를 부지런히 수집하여 자신의 강점을 부각해야 힘. 무엇보다 요소 간의 조화를 잃지 않아야 자신만의 색깔이 돋보임.
03. 보기 편안한 포트폴리오
=읽지 않더라도 무엇를 보여주고자 하는지 한눈에 파악 가능해야 함. 보는 이의 시각적인 피로함은 덜어주고, 일정한 규칙을 통해 정조의 흐름을 쉽게 파악되어야 함.
04. 맞춤형 포트폴리오
=지원하는 회사나 클라이언트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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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UX/UI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전략’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 중 레퍼런스에 대해 설명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디자인 작업을 하며 레퍼런스를 찾는 일이 많다. 찾은 레퍼런스를 눈으로만 훑어 보고 적합한 것을 골라 내 디자인에 적용시키는 방법들을 줄 곧 이용해왔는데, 저자의 방법을 읽고나니 그 동안 내가 사용해온 방법들이 수박 겉핥기식 방법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좋은 레퍼런스를 제대로 보는 방법인 모작을 최대한 정확하게 따라해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의문점들을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
끝으로 이 책은 UX/UI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전략 이외에도 ‘일러스트레이터 포트폴리오 전략’, ‘BX디자이너 포트폴리오 전략’이 담겨 있다. 이중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 분야의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며 나에게 적용할 만한 것들을 찾아 적용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유용한 조언들이 많기에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방향을 잃을 때마다 읽어 봤으면 한다. 곁에두고 보다보면 다시 나아갈 힘을 얻게 될테니까. 포트폴리오 사례는 많이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보다 디자이너로 살며 도움이 될 조언들이 많기 때문에 디자이너라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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