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은 인세 계약(도서 정가의 %로 계약), 번역은 매절 계약(정액 계약)을 주로 합니다.
전자는 책이 많이 팔릴수록 수입이 늘지만 책이 안 팔리면 돈이 안 되고, 후자는 정한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예상보다 책이 많이 팔리더라도 추가 벌이가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꼭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여기서는 책 로열티인 인세 수익을 계산하겠습니다.
버는 금액을 계산하려면 인세에 판매 부수를 곱하면 됩니다.
비문학 계열 인세는 도서 정가의 8%가 기본입니다.
소설 같이 전문 작가가 집필하는 분야는 10%가 기본입니다.
인세는 분야마다 다르지만 8~10%가 보편적이라는 뜻 입니다.
유명 작가라고 해서 12%, 15% 받는 게 아닙니다.
대략 10% 정도를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알쓸신잡> ‘경주로 가요’ 편에서 유시민 작가와 김영하 소설가가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눕니다.
"우리나라에서 인세는 도서 정가의 10%가 일반적입니다."
"계약할 때 발간 부수에 따라 인세 비율을 달리 정할 수도 있지만, 작가가 돈 얘기하면 부정적으로 보이니까 일반적으로 10%로 진행합니다."
"사실 10만 부가 넘어가면 그냥 잉크 묻혀서 내보내는 겁니다."
잘나가는 몇 명 작가 작품으로 돈을 벌어 신인 저자 수백 명에게 투자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실용서는 왜 8%가 기본 인세일까요?
실용서 작가는 유시민 작가 같은 글 전문 작가가 아닙니다.
그래서 원고를 교정교열 보는 데 출판사 노고가 상대적으로 더 들죠.
물론 유시민 작가 같은 전문 작가 글도 출판사에서 이 잡듯 원고를 뜯어보지만, 그 수준이 다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실용서는 소설류보다 더 많은 디자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 조판 난도도 높죠.
이런 생산 요소를 고려해 실용서는 기본 인세가 8%입니다. 출판사 노력이 더 많이 들면 인세가 5%나 6%인 경우도 있습니다.
과장되기는 했지만 예를 들어 실용서 영역에서 ‘종이에 잉크만 묻혀 판다’는 10만 부를 팔 수 있을까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건 극적으로 예외적인 몇 권에 속하는 이야기입니다.
책쓰기는 투자 대비 효과가 낮습니다.
그래서 책을 처음으로 쓰시려는 분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친구와 동남아 여행을 다녀올 돈을 버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집필하시겠습니까?”
너무 우울한 이야기를 한 것 같으니, 이번에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3대 문학 출판사(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창작과비평사)의 베스트셀러 판매 통계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2011년 2012년 자료이기는 한데, 최근까지 서적 시장 총매출은 횡보하고 종당 판매 부수는 더 떨어졌으니까 충분히 참고할 만한 자료입니다.
3대 문학 출판사 자료니까, 이 정도면 톱클래스 베스트셀러가 얼마나 팔리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2011년에 10만 부 이상 판매된 도서가 6권입니다.
2012년에는 3권입니다.
그중 2011년 『엄마를 부탁해』 추정 인세를 계산해보겠습니다.(어디까지나 추정 인세입니다. 인세율은 일반 인세율을 적용하고 판매 부수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해 없길 바랍니다).
● 정가 × 판매 부수 × 인세율 = 12,000 × 450,000 × 10% = 540,000,000원(5억 4천만 원)
역시 큰물이라서 판매 부수와 인세가 남다르군요.
정가가 12,000원일 때 10만 부를 팔면 억대 인세 수입이 되네요. 이 정도면 전업 작가도 못할 일은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한 해 8만 권 이상 신간(단행본)이 쏟아집니다.
그중 10만 권 판매되는 도서는 극히 일부입니다.
심지어 처음으로 인쇄하는 1쇄를 2,000부도 다 못 팔고 절판되는 도서가 수두룩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대부분 초보 저자가 얻을 수익은 동남아 다녀올 정도 비용이 전부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책을 써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듭니다.
“자기 브랜딩해야 살아남으니까요.”
정말이에요.
자기 브랜딩에 책쓰기만큼 좋은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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