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IT 도서 트렌드] 세줄 정리
안녕하세요.
‘독자님의 관심이 어디를 향하는지’가 항상 궁금한 편집자 S와 마케터 H입니다.
IT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워 고민입니다. 최근에는 뤼튼(Wrtn)으로 한 번 놀라고 챗GPT(ChatGPT)를 보면서 기절할 뻔했습니다. 문득 ‘5년 후에도 우리가(사람이) 책을 만들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정도로 AI가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놀라웠습니다.
Δ출처: OpenAI 홈페이지
올해도 전반적으로 취업과 이직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공계 선호 현상’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런 분위기는 대학 입시에서의 학과별 경쟁률이나 뒤에서 살펴볼 도서 판매량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IT와 제조업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IT*제조 업종이 강세입니다. 실제로 2023년 1월 2일 기준, 코스피 시가 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에서 무려 7개가 IT하드웨어, IT서비스 업종에 속합니다.
Δ출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네이버 증권 2023년 2월 1일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산업 변화가 입시 트렌드와 취업 그리고 도서 시장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개발자가 많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규모나 위상을 생각해 보면 IT/컴퓨터 분야 책 판매가 상승하는 것이 이해될 수 있습니다.
IT가 ‘0차 산업화’ 되면서 제조업, 금융, 서비스, 유틸리티, 화학 등 모든 산업에서 사내 인프라 관리와 시스템 운영를 위해 IT 운영팀을 보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취업과 연관된 IT의 범위는 훨씬 넓어집니다.
이런 현상의 결과는 최근 몇년간 ‘프로그래밍 입문’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개발자로의 전직에 관심 상승, 개발자 부트캠프 등 교육 기관 증가). 국내 IT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타 분야에 비해 IT 분야 구인 수요가 증가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공계 전공자의 전유물이었던 프로그래밍 책이 인문학, 사회과학 계열 전공자에게도 필수 교양으로 인식되면서 쉬운 기술서, 일명 ‘비전공자를 위한’ 도서들이 시장에서 각광 받기도 했습니다.
그처럼 식지 않을 것 같았던 뜨거운 분위기도 2022년을 지나며 조금은 달라진 양상을 보입니다. 2020년 언택트 시대와 함께 자본 시장에 풀린 과잉 유동성(기축 통화국의 양적완화와 제로 금리)이 만든 거품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개발자 연봉(IT업계 기술 직군 초봉 리스트)이 주춤하기 시작했고, 없어서 못 뽑는다는 개발자 수요에 대한 기조가 변화하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기술 세상을 호령하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플랫폼 기업의 감원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 것이죠.
2022년의 국내 시장 분위기는 대략 이렇게 흘렀습니다. 2021년에 이어 연초에는 훈풍이 불었으나 계절의 변화와 함께 뜨거운 열기도 한풀 가라앉은 느낌입니다.
2022년 베스트셀러에는 어떤 책들이 이름을 올렸을까요?
교보문고 기술/컴퓨터 분야의 30종 중에서 프로그래밍과 직접으로 관련이 있는 전문서는 21종이며 유튜브 영상 편집, 엑셀, 그래픽 편집,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보고서 작성법과 같이 IT 도구를 다루는 책도 8종 포함되었습니다(기타 1종).
베스트셀러 30위에 포함된 도서의 키워드 중에서 개발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키워드는 #파이썬, #머신러닝/딥러닝, #비전공, #코딩테스트, #코딩인터뷰, #개발자 레벨업이었습니다.
개발자 성장, 더 나은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내용을 다루는 도서들이 어느해 보다 많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중 하나인 파이썬 입문서와 취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코딩테스트(인터뷰) 관련 도서가 3종, 인공지능 기술서가 2종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 눈길을 끕니다.
도서로 본 2022년 IT 기술 분야 키워드
개발자 레벨업, 파이썬, 인공지능, 취업
2022년에 가장 판매량이 높은 책은 프로그래밍 언어 입문서와 개발자 취업을 위한 책입니다.
프로그래밍 입문자를 대상 독자로 하는 기술서를 제외하면 가장 판매가 높았던 주제는 인공지능, 그리고 성장을 다루는 책이었습니다.
2016년 시작된 머신러닝/딥러닝 열풍이 22년까지 무려 6년간 이어져, 딥러닝 개발서가 2종이나 포함되었습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고전으로 인정 받는 ‘클린코드’와 ‘리팩터링’ 외에도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와 ‘프로그래머의 뇌’와 같은 개발자 성장을 다루는 신간 또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기술서 외에는 엑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미지/동영상 편집, 이모티콘 만들기, 보고서 작성법 등 2022년에도 N잡러와 일잘러를 위한 자기 계발서들의 판매가 높았습니다.
맛있는 디자인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CC(2022)
실무에 바로 쓰는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
유튜브 영상 편집을 위한 프리미어 프로
퇴근 후 스마트스토어로 투잡하기
진짜 하루만에 끝내는 이모티콘
[표] IT 책을 찾는 독자의 니즈와 키워드
손에 잡히지 않는 기술이라 생각했던, 그러니까 멀게만 보였던 ‘인공지능’이 이제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런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몇년간 도서 판매량 기준으로도 인공지능(머신러닝, 딥러닝) 관련 기술들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코파일럿(Copilot), 챗GPT와 같은 서비스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코딩을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서비스에 AI 기술이 적용되어 관련 서비스들을 우리 생활 속에서 보다 쉽게 접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인공지능 관련 도서의 수요가 지속될 거라 생각되는 이유입니다.
2022년에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데이터 과학’ 키워드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연구 분야와 업종을 불문하고 데이터 처리와 분석 관련 수요는 계속 있어 왔습니다. 특히 하드웨어의 발전과 함께 늘어난 방대한 데이터를 잘 해석하여 활용하기 위한 관심은 인공지능 기술과도 연계됩니다. 효과적이고 제대로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에 유용하게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에 대한 관심 또한 설명됩니다.
그밖에도 생각보다 빨리 관심이 식어버린 WEB 3.0을 중심으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 다시 관심의 중심으로 이동할 때 쯤을 떠올려 봅니다. 그때라면, 지금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양자컴퓨팅이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전 세대에 걸쳐 만고불변으로 이어지는 취업에 대한 관심은 IT 관련 업종의 수요 증가와 연결되어 지속될 키워드입니다.
시장 환경이 기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면 도서로 본 2023 IT 기술 분야 키워드로 꼽은 파이썬, 인공지능, 취업, 개발자 레벨업에 더해 Web 3.0를 구성하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까지, 2023년에도 '개발자 전성 시대'는 지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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